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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y, you
#13 부르고스에서 사하군 본문
오늘은 부르고스에서 사하군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약 3시간이 걸린 듯 했는데 km로 따지면 별로 안 걸릴 것 같았지만 이 버스가 직항버스가 아니어서 오래 걸린 듯 했다.
버스는 10:30am 이었고 그 전에, 역시나 8시까지 알베르게에서 나와야 했고 Burgos 대학에 가서 스탬프를 받으러 길을 나섰다.
대학은 멀었고 버스를 탔지만 도장 받는 곳을 찾아 헤맸다. Hospital del Rey로 가야 하는데 도저히 어딘지 몰랐고, 다행히 한 여성분께 물어봐 이전에 봤던 건물이라는 것을 알고 다시 걸어 갔다. Derecho 라는 옛 병원 건물이 재건된 곳에서 도장을 받을 수 있었는데 Derecho를 본 순간 쫑이 생각났다. 그는 어떤 의미에서 Derecho란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을까. 잠시 의아해졌다.
도장을 받고 50유로를 바꿔야 해서 대학 Cafeteria에서 샌드위치를 시켰는데 스페인 사람들의 빌어 먹을 거지 같은 성격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Cafe 주인이 우리가 요구한 여러가지 order를 받으며 스페인 말로 궁시렁거렸고, 심지어 물건들을 팍팍- 놓는 듯 화를 내는 것이다.
정말 도대체 왜 화를 내는 것인지. 욕이 나오는 것을 참지 않고 한국말로 실컷 욕해줬다. 물론 우리가 한번에 원하는 바를 말하지 않고 계속 이것 해달라, 저것 해달라 그래서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게 신경질적인건 한국에서였으면 용납 안되는 행동이다. 그런데도 샌드위치는 맛있었다.
대학에서 나와 버스를 기다리는데 한국인 같이 생긴 여자를 보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half-Korean 이었다. 역시.. 어떻게 하다 혼혈 사람도 보게 되고 신기했다. 아빠가 한국인, 엄마가 스페인 사람이랬다. 한국말을 하나 못하는게 안타까웠다. 나는 내가 혼혈이라면 꼭 2개 언어는 마스터 했을 것이다.
그렇게 우린 우여곡절 끝에 10:30am Leon 행 버스를 탔다. 버스는 15분 뒤인 45분에 출발했고, 가는 내내 자다가 Sahagun 역에서 내렸다.
도착한 알베르게는 시립이었지만 걸어왔는지 묻지 않고 우리를 맞아줬다. 다행이 여기 알베르게에서 묵을 수 있었다. 시설은 그리 좋은지 모르겠지만 와이파이가 잘 통하는게 좋았다.
한국 친구들과 연락이 되면 한국 소식이 간간히 들려오는데 오늘 벌써 두개의 기쁜 소식을 들었다. 민구가 대우증권에 최종 합격했고, 성연이는 예전 인턴하던 대행사를 자신이 추천하여 project를 맡길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둘 다 정말 멋진 내 친구들이다.
민구는 옛날부터 증권 회사에 입사하고 싶어했는데 100% 적중률로 취업해서 내가 너무나 기뻤다. 정말 멋있는 친구다. 예전에 항공대, 건대를 떨어져 안타까워하던 내가 부끄럽다.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건데 정말 너무 너무 잘됐다. 이쑤&밍구가 고딩 때 만나 벌써 졸업과 취업을 하다니..
이젠 정말 나만 잘하면 될 것이다...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니 조금 우울해지는 날이기도 하다..
나는 도대체 뭐가 될런지..
난 제대로, 행복하게, 남들과 비슷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지..
나는 여기에 와서 무엇을 얻고, 깨달아 갈 것인지..
나태함, 권태, 회의감, 분노, 화를 버리고 돌아갈 수 있을 것인지..
벌써 반이나 끝난 카미노가 아쉽고 야속하기만 하다.
나는 나를 이기고 진정 내 인생을 쟁취할 수 있을지, 내면의 나의 deepest desire를 찾을 수 있을지.. 미지 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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